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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ːd

남아 있는 나날


저자 : 가즈오 이시구로


시대적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을 앞뒤로 해서 회상과 현재를 오가며, 스티븐스라는 집사의 인생을 정리하는 이야기이다.


집사라는 직업이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아서, 생소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페셔널 집사이기 때문에, 그의 고충을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겪는 직업윤리와 소명은 지금의 나로 하여금 투영하게 만들기도 했다. 독자가 고용주가 아니라면 다 같은 입장일 것이다. 


글 중에 곱씹어 볼만한 글 귀가 있어서, 옮겨 적어본다.


주인공인 스티븐스가 새로운 고용주의 배려로 포드를 빌려서, 자신의 과거 중 일부인 켄턴양을 만나러 떠나는 출발 시점에 느낀 부분을 적은 내용이다.


"그러나 잠시 후 주위 풍경이 점점 낯설어지면서 내가 기존에 알았던 모든 경계들을 넘어 버렸음을 깨달았다......(중략).....이러한 순간을 두고 들뜬 기분과 불편함이 뒤섞인 느낌이라는 표현이 종종 사용되는데, 내가 주변 경관이 점점 낯설어지는 가운데 포드에 앉아서 받았던 느낌과 매우 흡사한 것 같다.

(중략)

내가 정말 달링턴 홀을 남겨 두고 떠나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고백하건대 약간 불안감도 들었다.

(중략)

심지어 길을 제대로 가고 있음을 확인한 후에도, 왠지 차를 멈추고 잠시 중간 평가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이 구절을 읽고, 유럽에 갔을 때 지도를 면밀히 분석해서 나선 길이여서, 확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생소함에서 오는 불안감을 떠칠수 없었던 순간이 불연듯 떠올랐다.

나도 그 때 저렇게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스티븐스가 말하는 집사란 무엇인가는 평생직장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했고 고맙게도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아서


혹시나 미래에 대한 약간의 걱정을 하면서도, 그다지도 달라지는 것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면 나이든 스티븐스가 생각하는 부분을

지금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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